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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키소(ciso), 코소(coso), 카소(caso)

[유럽에서 보는 유럽이야기]  김학우 목사/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

히브리인들의 지혜서 “탈무드”에서 사람을 평가하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키소(ciso)의 원칙”으로, 이는 “돈지갑”을 뜻하며,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코소(coso)의 원칙”으로, “코소”는 “술잔, 향락”을 뜻하는 것으로, 무엇을 즐거워하는가를 통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뜻이며, 그리고 “카소(caso)의 원칙”이다. 이는 “분노”에 대해 마음을 다스리고, 절제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됨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존 웨슬리의 돈 지갑에 대한  “키소”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는 오늘날의 감리교가 있게 하였을 뿐 아니라, 생애를 마칠 때까지 성공회의 목회자로 살았지만, 오히려 성공회는 그를 파직하였다. 웨슬리의 후예들은 웨슬리의 뜻과는 달리 성공회에서 분리되어 감리교회를 세웠다. 하지만 현재 감리교와 영국 성공회는 그의 회심일인 5월 24일을 기념해 오고 있다. “나의 교구는 전 세계요, 세계는 나의 일터다.”라고 복음전파에 앞장 선 그는 남다른 경제관을 갖고 있었다. 그의 설교에서 돈을 사용하는 세 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제 1원리는 “열심히 벌어라.”(gain all you can)이다. 웨슬리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인들이 이웃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신의 사업을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 2의 원리는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저축하라.”(save all you can)이다. 웨슬리는 육체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맛을 즐기는 기쁨을 더하기 위해서, 집을 사치스럽게 장식하기 위해서, 그리고 값비싼 그림과 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설교하였다. 이것은 없어도 되는 가구, 값비싼 가구, 비싼 그림, 금, 책, 우아한 정원으로써 집을 장식하기 위하여 돈을 낭비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또한 이생의 자랑과 다른 사람의 부러움을 사거나 칭찬을 듣기 위하여, 그러면서 또한 자신의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돈을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생명을 유지하고 건강을 지키기에 꼭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삶의 편의를 위하여 꼭 필요한 만큼만을 지출하고, 그 나머지는 모두 저축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제 3의 원리는 “할 수 있는 대로 많이 주어라.” (Give all you can)는 것이다. 제 1원리와 제 2원리는 제 3원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웨슬리는 열심히 노력하여 돈을 모으고 저축한 것이 올바른 일을 위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을 위해 바르게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모으는 것과 저축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적 재분배를 하지 않으면 모든 소유가 아무 의미도 없게 되어 버린다고 믿고 있었다.

결국 웨슬리가 의도하는 바는 이렇다. “나의 영혼과 몸, 나아가 모든 소유와 물질의 주인은 내가 아니고 하나님이다. 나는 단지 그 모든 것을 잠시 맡아서 주인의 명을 따라 관리하는 청지기일 뿐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자신의 뜻에 따라서 그 물질을 어떻게 쓰라고 명하실 권리가 있고, 나는 그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프란체스코 수도원의 절제에 대한 “코소”

중세를 수도사의 시대라고 할 만큼 수도원 제도 혹은 수도원의 비중과 역할이 컸다. 수도원이 교회에 끼친 영향 또한 지대하였다. 중세수도원은 종교와 문화 그리고 학문, 특히 신학과 철학의 중심지 역할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토인비의 지적대로 농업과 축산 기술의 개발과 계승, 중세 경제체제 확립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세교회 특히 교황 및 일반 성직이 매매되고, 폭력과 부패가 만연하는 가운데 교회를 갱신하고자 하는 일에 앞장섰다.

복음전파와 함께 세속에서 독립하여 스스로 노동을 하며 경건생활을 최우선으로 하는 수도원들이 유럽 곳곳에 들어서게 되었다. 동방 교회에서는 305년에 안토니우스의 수도원이 세워졌고, 서유럽에서도 누르시아의 베네딕트가 530년 몬테카시노에 수도원을 만든 이후 더욱 많은 수도원들이 세워졌다. 그 중에 베네딕트 수도회는 500년이 넘게 유럽 수도원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처음에는 절제와 경건 운동에 앞장섰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도원이 봉건제에 편입되어 그 자체로 영지를 가진 권력 기구로 변해갔다. 각국의 국왕들은 수도원장의 임명권을 행사하여 교회를 자신의 영향 아래 두고자 하였다. 11세기 유럽에서 가장 크고 유명했던 프랑스 클뤼니 수도원의 경우 작은 왕국을 방불케 할 정도로 방대한 영토를 소유하기도 했다.

베네딕트 수도회의 세속화에 대한 반성과 개혁을 위해 대표적으로 탄생한 수도회가 바로 성 프란체스코 수도회이다. 프란체스코(1181-1226)는 아시시에서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무소유” 정신을 강조했다.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지향점은 “순종하며 소유 없이 정결하게 살면서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데” 있었다. 그리스도가 지상에서 살았던 모습처럼 살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은 부유한 베네딕트 수도회에 대한 암묵적인 비판이기도 했다.

“청빈”, “순결”, “순명”등 3대 정신을 수도 생활의 기초로 삼은 “작은 형제회”가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공식명칭이다. 베네딕트가 최초의 수도원의 기초를 닦았다고 한다면, 프란체스코는 수도원의 철학을 몸과 삶으로 실천했다고 할 수 있겠다.

하인리히 4세의 분노에 대한 “카소”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 산자락에 자리한 “카노사 성”(Canossa)은 수많은 유적지에 밀려 도마뱀이 사람보다 더 많지만, 지금부터 천 년 전 이곳은 참으로 한 맺힌 곳으로 유명하다.

1073년 힐데부란트는 58세로 마침내 교황의 관을 쓰고 그레고리 7세라 칭하였다. 그가 교황이 되자 제후나 황제의 권한을 빼앗아 교황의 권한 아래 두었다. 특히 독일제국에게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독일 제국의 토지 절반이 제후와 왕의 권한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교황과 독일황제였던 하인리히 4세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교황은 하인리히 4세가 악정제후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을 이용하여 관직을 매매하였다는 이유로 파문하였다. 이에 맞선 하인리히 4세 또한 1076년 웜스에 국회를 소집하여 교황을 폐할 것을 결의하였지만, 결국 싸움에서 패하고 말았다. 전쟁에서 패한 장수의 처지가 그러하듯 교황에게 패한 하인리히 4세 또한 교황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딱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때마침 교황은 하인리히 4세의 황제직의 복귀에 대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독일로 가는 도중 여 백작 “마틸다”가 거주하고 있는 카노사 성에 머무르고 있었다. 황제는 교황으로부터 사죄를 받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왔지만, 교황은 그를 용납하지 않았다. 황제는 눈 내리는 카노사 성문 밖에서 평상복을 입고 맨발로 죄인처럼 서서, 죽은 자를 슬퍼하는 상주처럼 3일간씩이나 용서를 빌었다.

나흘째 되는 날에야 겨우 들어가는 것이 허락되어 교황의 발 앞에 그것도 무릎을 꿇어 엎드림으로 사면을 받았다. 카노사의 성은 그 날 이후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토록 어렵게 열려진 적이 없었다. 겨우 용서를 받은 하인리히 4세는 독일로 돌아가 힘을 기른 후에 의회를 열어 교황을 파문함과 동시에 클레멘스 3세를 새 교황으로 추대하였다.

그런 후에 로마를 포위하여 함락시켰고, 황제를 호령하던 교황 그레고리 7세는 망명 도중에 사망하므로 두 사람의 싸움은 끝나게 되었다. 그레고리 7세는 하인리히 4세의 “카소의 원칙”을 간과함으로 싸움에서 패한 반면, 하인리히 4세는 자신의 감정과 분노를 잘 다스린 “카소의 원칙”으로 가장 큰 반전을 이룬 사람으로 역사에 남았다.

오스카 와일드는 모든 사람이 분노를 포함하여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려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자제하는 사람은 그가 즐거움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쉽게 슬픔을 이겨낼 수 있다.”

필자: 김학우[kmadrid@hanmail.net]/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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