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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크시론

새 시대를 준비하라

[유크시론 173호]  이창배 발행인

다아스포라 교회간 네트워크 시대

이 시대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것,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네트워크이다. 서로에게 동반자가 되는 방법이 필요하다. 더구나 디아스포라교회로서 같은 디아스포라교회들 간에 이뤄야 할 네트워크- 이는 이시대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2월이다. 새해를 맞이하고 첫달을 보냈는가 싶더니 금새 새로운 달을 맞이하게 된다. 할 일은 정말로 많은데 정작 시간이 모자란다는 느낌이다. 갈수록 이러한 생각이 마음을 차지한다는 게 분명히 예년과 다르게 느껴진다. 지금쯤 차가운 겨울을 보내는 자연만물도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에서 치열한 생명활동을 하고 있다. 어느날 갑작스레 푸르른 잎에 돋아나는 것이 아니라 이 한 잎을 피워내기 위한 준비가 오래동안 있어왔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열심히 준비한만큼 그 광경만큼 장관이 아닌 것이 없으리다.

지난 1월 초순을 막 벗어나며 멀리 스페인의 지중해 섬인 마요르카를 가까운 동역자들과 함께 다녀올 수 있었다. 겨울바다이지만 바다의 멋스러움은 역시 그대로이다. 멀리 아득히 펼쳐지는 수평선을 응시하고, 찰싹찰싹 조용조용히 와닿는 파도소리가 한없이 정겹게만 들려오는 그 바닷가를 수시로 걷고, 또 바라보며 모처럼 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 본 시간이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망망대해, 조그만 점처럼 배들이 오가는 모습이 그 바다가 얼마나 넓은 지를 실감했다. 모래사장이 한없이 펼쳐지고, 비록 생명의 광휘는 약할지라도 야자수 나무가 겨울바람에 가볍게 흔들거린다. 비록 한 철이 지나 셔터문을 굳게 내린 상점들이 즐비한 해변상가 거리를, 인적도 별로 없는 도로를 따라 거닐기만 했어도 이 바닷가에 와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이고 들뜬다.

섬 북쪽에는 가파른 절벽지대이다. 절벽을 끼고 만든 도로를 따라서 해안가를 돌며, 깎아지른듯한 바위산 저 아래로 검푸른 지중해는 어찌나 사나워 보이던지, 위에서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해 짐을 느꼈다. 그러나 이 웅장한 대자연의 서사시를 새해 초, 신년벽두에 이렇게 맞이할 수 있음이 어찌나 감사하던지 모처럼 휘파람이 절로 난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그토록 아름다운 섬이지만 그곳에도 여전히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은 곳곳에 있음과 느닷없이 닥쳐올 위험에 대한 사전준비가 또한 얼마나 필요한가를 깨닫는 일은 이보다 더 생생한 교육도 없을 듯 싶었다.

아차싶은 순간이
그래도 가는 길은 그런대로 잘 갔다고 생각됐는데, 문제는 다시 그 길을 중간에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겼다. 자동차 계기판이 계속 이상신호를 보내고, 자동차의 속도는 안 나고, 급기야 길을 갉는 날카로운 쉿소리까지 나고, 무언가 타는 듯한 역한 냄새까지 난다.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예민하게 그리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마침내 오르막 길에서 공터를 발견하고 들어서 주차를 한 후에 본 펑크, 앞쪽 오른쪽 바퀴의 타이어가 완전히 주저앉은 상태이다. 간담이 서늘해 질 정도였다. 이것을 모르고 그 험란한 벼랑길, 좁은 길을, 굽이굽이 돌아서 달렸더라면 하는 아찔한 생각에 등에 진땀이 배어났다. 더구나 함께 타고 있는 여럿 일행이 있질 않던가?

자연만으로도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운 천혜의 섬, 마요르카의 겨울은 대부분 손놓고, 문닫고, 커튼을 내려버리고 깊은 겨울잠에 빠져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나?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이 절벽길을 벗어나야 할텐데 어쩌나? 앞쪽 타이어가 펑크라니 지금 이 상태라면 구난을 위한 견인차를 불러야 하는데 어떻게 하나?

갈길은 멀고, 아직도 해쳐나가야 할 장애물은 여전히 많다. 눈을 들어보아도, 돌려보아도 첩첩산중처럼 어디 하나 시원스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 역시 하늘을 보아도 잔뜩 구름낀 날씨에 푸른 하늘이 어디 한 귀퉁이에도 보이질 않는다. 이 막막함, 이 막연함, 그리고 황당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어쩔 수 없지. 그래 할 수 없다. 한번 해보자.”

자동차의 뒷 트렁크를 여니, 거기에는 예비된 바퀴 하나가 들어 있었다. 단순히 펑크난 타이어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임시방편이다. 내게는 정말로 오래된 군대 경험이 발휘되어서 차를 들어올리고, 펑크난 바퀴를 빼내고, 임시 타이어를 갈아끼우고, 다시 호텔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경험, 해안 절벽이라 부는 날카로운 바람이 왜 그리 차갑던지, 그래도 흐르는 땀은 옷을 축축하게 적실 정도였다. 아무튼 더 말은 못해도 고생은 꽤나 했는가싶다.

당신의 길은 어떤가?
세상 넓은 길로는 오가는 차량은 언제나 많다. 그런데 정말로 멋진 길, 그런데 굴곡이 심하고, 가파르고, 높고 비탈진 험난한 길에는 다니는 차는 확실히 적었다. 물론 비수기 관광철이라 그곳을 찾는 외지인들이 적은 까닭이리라. 그런 길에서 뜻하지 아니한 사고를 경험한 것은 그래도 감사하다. 뭣 하나 큰 일을 치루지 않았으니 그랬고, 어떤 위험한 순간을 겪질 않았으니 정말로 다행한 일이었으리라.

그러나 여기서 얻게 된 값진 교훈이 있다. 바로 준비성이다. 어떤 상황을 모두 다 대비할 순 없지만 그래도 어떤 정도에 있어서는 준비된 그 무엇에 의한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늠할 수 있겠다란 결론이었다.

오늘날 우리들 그리스도인들이 가야할 길, 진리를 찾는 그 길은 여전히 좁은 길이고, 때론 인적마저 드문 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성경이 말씀하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이 가는 길이고 아니 가야만 하는 길이 아니고 뭔가. 그렇다.

그것도 단거리 길이 아니고 장거리 길이다. 가다가 막히면 다시 되돌아 올 수 있는 길이 아니고 일단 그 길에 들어섰으면 계속 가야만 될 길이다. 마라톤과도 같은 길, 끝까지 완주해야 할 길이다. 그리고 다 달리고 난 후에 그 길의 끝에서 우리는 그분을 보게 된다. 그러니 그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완주해 갈 함께 달릴 동료가 필요하다. 때론 달리며 서로 위로하고, 부축하고, 독려하며 같이 가 줄 수 있는 동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으련가.

어쩌면 이대로라면 제대로 갈 수 있는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그 끝을 알 수 없고, 미리 살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얼마나 힘들고 또 위험한 일인가. 그렇다고 미리 가본 길을 되밟아 가는 것도 아니다. 누군가 미리 발자욱을 낸 길을 따라 걷게 되는 것도 아닌 누구에게나 이길은 처음 길이다. 모두가 처음 가보는 낯선 길을 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시대 복음을 전하는 우리에게 당면한 새길이자, 새로운 틀이다.
그러므로 이 시대 우리들이 준비해야 할 것,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네트워크이다. 서로에게 동반자가 되는 방법이 필요하다. 더구나 디아스포라교회로서 같은 디아스포라교회들 간에 이뤄야 할 네트워크- 이는 이시대 새로운 길이 될 것이다.

이달의 말씀 : 누가복음 5:37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 넣는 자가 없나니
만일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가 쏟아지고 부대도 못쓰게 되리라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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