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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극우 정치세력과 부합할 수 없다

[프랑스포커싱]  채희석 목사/ 프랑스 침례교 목사/ 24회

극우파에 대해 교회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극우파가 세력이 더해 가고 현 시점에서, 그들이 총선이나 대선에서 승리하면 어떻게 될까? 프랑스는 유럽연합과 전세계 우방에서 엄청난 파장 효과를 줄 것이고, 국가의 명예와 지위의 실추를 안겨 줄 것이다. 또 대부분의 자국민도 여러 분야에서 악몽 같은 현실을 겪게 될 거라는 우려와 두려움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정치적 반대 보다는 교회의 역할에서 본 입장
기독교 관점에서 극우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일까? 극우파의 정치 이념과 기독교 정신이 부합될 수 있을까? 이는 까다로운 문제이자 동시에 도전적인 질문이다. 사실 신앙은 이념적 의식 세계인 이데올로기와는 다르다. 기독교 신앙은 현실 정치를 넘어선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배척과 미움, 배경이 다른 소수 민족에 대한 혐오를 표방하는 극우파 세력에 저항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는 정치적 입장에서의 반대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단 사회적 차원에서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또 이는 신도가 바른 분별력으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유혹을 물리치게 하는 교회의 역할이다.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부상하는 극우파 현상은 한국의 보수 극우파 현상과는 사뭇 다르다. 유럽의 극우파는 대체적으로 나름대로 ‘질서를 되찾자’ 라는 의도가 없지 않으며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단 이런 주장이나 태도가 불행하게도 외국인을 불신하는 자민족주의와 혐오감으로 노출되고 있다. 희생양으로 소수민족, 외국인, 타종교를 선택하여 그들을 적대화하고 있다. 극우파 지지 세력은 세대 구분 없이 젊은 실업자, 노동자, 농촌근로자, 저학력자, 천주교인, 회사소유자, 노인세대 등 사회 전체 계층에서 일반화되어 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극우파는 사회적 정치적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종북 안보 논리와 유신체제 산물인 정경유착 그리고 다양성을 부인하는 문화적 고립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리고 지지 세력은 일반적 대중이기 보다는 기득권 부유한 세력, 정치 언론계, 구 체제에 익숙한 기성세대에 주로 밀집되어 있다. 이처럼 유럽과 한국의 극우파는 형태 면에서는 다르지만, 이념과 정신 면에서는 일정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기독교 관점에서, 먼저 극우사상이 지닌 내재적인 위험과 폐단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그 다음 교회가 극우파 정치 세력과 부합할 수 없는 이유를 프랑스 사례를 통해 고찰해 본다.

일반화되고 있는 프랑스와 유럽의 극우파 세력
최근 유럽 정치 지형도가 눈에 뵈게 바뀐 현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의 5개 주요국가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를 위시하여, 유럽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소위 “포퓰리즘” 정치운동이 일반화되고 있다. 극우파 출현은 초기엔 놀라움과 경계의 대상이었으나 30여년이 지난 작금엔 일반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서로 다른 배경과 형태를 보이고 있지만, 유사한 경향으로 흘러간다. 즉 이들은 공통적으로 <번영 포퓰리즘>이라고 불리는 선진국형 대중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일반대중을 향한 인기영합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선동적 성격의 이데올로기가 존재한다.
<레제꼬>프랑스 언론사가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2017년 2월 6일), 유럽형 포퓰리즘을 배경을 설명해 주는 3가지 상황 요인이 있다. 첫째 자국의 국력이 쇠약해지고 있다는 불안감, 둘째 기존의 전통적 정당에 대한 실망과 불신, 셋째 관행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 출현 요구 등이다. 경제 차원에서 우위에 있는 독일이나 영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경제적 불안을 안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극우파의 강도나 비중이 조금 더 높은 편이다.
프랑스 정치 평론가 쟈크 롤레(Jacques Rollet)는 극우파가 주장하는 입장을 대체로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1. 먼저 <체제 항의> 유형이다. 이는 세계화 정책, 신자유주의 경제, 유럽연합과 같은 국제조직 기능, 기존 정권 체제 등을 비판하면서, 기존의 엘리트주의 폐단을 고발한다. 또 보호무역, 국경 폐쇄, 경제적 애국주의, 부의 차별적 배분 등을 주장하는 사회적 항의 유형이다. 다른 유형은 <국가 정체성 위기> 유형으로, 흔히 실업증가와 안보위기를 내세워, 이민자 수용 반대, 외국인 혐오, 반이슬람주의, 사회 소수그룹에 대한 차별 정당화 등을 주장하는 정체성 회복을 강조하는 유형이다. 이 두 가지 유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점은 <대중 이기주의> 내지 <극단적 자민족주의>라고 볼 수 있다.
포퓰리즘과 국수주의가 혼합된 이런 극우파 정치세력이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특히 총선이나 대선 선거 기간에 더욱 뜨겁게 나타난다. 네덜란드 극우파 PVV (Geert Wilders)가 총선 선두 정당 중 하나가 되어 20/150 의석수를 확보했다(2017년 3월), 오스트리아 극우파 FPÖ의 호퍼(Norbert Hofer) 대선 최종 대결에서 하차하는 강세는 보였다(2016년 12월). 난민 유입 반대를 주된 이슈로 시작된 독일의 극우정당 AfD는 창립 4년만에 국회(Bundestag)에 입성할 수 있는 5% 투표선을 훨씬 상회하는 지지율(9-15%)을 받고 있다(2016년 12월). 프랑스 대선에선 극우파 르펭 당수(LP)는 1차 투표율 21.3%에 이어 2차 최종 대선 후보가 되고 있다(2017년 5월).

기독교 관점에서 본 극우파의 위험성
극우파가 세력이 더해 가고 현 시점에서, 그들이 총선이나 대선에서 승리하면 어떻게 될까? 프랑스는 유럽연합과 전세계 우방에서 엄청난 파장 효과를 줄 것이고, 국가의 명예와 지위의 실추를 안겨 줄 것이다. 또 대부분의 자국민도 여러 분야에서 악몽 같은 현실을 겪게 될 거라는 우려와 두려움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극우파가 던지는 사회적 불안감에 대해 교회는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극우파의 사상이 기독교 관점에서 왜 잘못되었는가, 또 어떤 위험을 초래할 것인가를 고발하는 것이 교회의 책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먼저, 미움과 배척의 논리 반사화적이다:
극우파는 항상 그들의 논리 -국수주의, 민족 정체성- 를 위해 희생양을 찾는다. 희생양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미움과 배척의 논리를 전개한다. 이런 극우파의 토양은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아픔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중에 있다. 그들의 정치 논리에는 – 실제 체험이든 환상이든 – 그들 스스로 희생되고 있다는 것을 세뇌시키고 있다. 기존 엘리트 제도나 정권에 대한 불신을 심고 사회적 불안을 부정적으로 더욱 강조한다. 그들은 기존의 사회적 구조 또는 몸통에서 벗어나는 길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벗어난 몸통은, 민족적 정체성 이름으로, 폐쇄적 집단주의 논리에 빠지게 된다. 나름대로의 강력한 지도자 인물을 형상화한다. 강력한 리더쉽을 따라, 과격한 변화를 추구한다. <우리>를 지키기 위해, <직장>을 지키기 위해, 세계화도 필요 없고, 타문화권 교제도 필요 없으며, 이민도 필요 없다고 본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희생양은 이민자이고, 외국인이고, 타종교이며 결국 자신들의 이웃이다. 이웃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이런 미움과 배척의 논리는 최초 인류의 갈등과 미움의 역사 모방이기도 하다. 카인이 자신의 형제 아벨이 누리는 하나님의 호의를 감당치 못할 때, 미움은 싹트고 결국 살인이라는 폭력적 방법을 구사한다. 그 후 카인은 자신의 가족이나 종족만을 위한 자신의 성을 쌓는다. 하지만, 극우파의 논리와는 달리, 성경에서는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시키지 못한다고 말한다. 카인은 그 후의 인생이 성공했든 안 했든,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살인자로 남아 있는 것이다.

둘째, 난민, 이민자 배척은 외국인에 대한 혐오(Xenophobie)와 소수인종 차별(racism)이다
프랑스 극우파 정당 Front National (FN, 국민전선)은 1970년대은 소수의 과격집단에 불과했다. 그 당시 이민자도 적었고, 세계화가 되기 전이라 외국인 비중이 경미했다. 그래서 좌파 세력과 반공산주의를 정쟁으로 삼곤 했다. 좌파가 집권하면 프랑스가 모스크바의 지배를 받게 된다는 터무니 없는 주장을 했으나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당시 이민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경제가 주춤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FN은 이민문제를 내세우고, 실업이 이민자 때문에 가증되고 있다는 논조를 정형화시켜 나갔다. 1984년 10명의 FN출신이 유럽의회 국회의원이 선출이 되면서 정치권에 발을 집어 넣더니, 2002년엔 FN 당수(Jean-Marie LE PEN)가 대선 최종 결선에서 20%대 투표율을 얻는 초유의 스캔들을 만들어 냈다. 또 다시 2017년엔 FN 당수 (Marine LE PEN)이 대선 결선 주자로 30%를 상회하는 투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두 대선에서 FN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공약은 이민 철폐, 범죄자 이민자 국적 취소 및 추방이었다. 2017년도엔 이민자에 대한 사회보장 삭제, 난민저지를 위한 국경폐쇄, 유럽연합 탈퇴와 유로화 포기 등이 추가적으로 삽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민자는 경제적 필요에 따라 취하고 버리는 존재가 아니다. 난민 역시 그들이 누릴 수 있는 기본 인권이 있다. 결과적으로 극우파의 외국인 혐오나 소수인종 차별은 어디까지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고 기독교적 가치관에 정면 대치되는 것이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아브라함을 위시하여, 이스라엘은 디아스포라 삶을 살았고, 때론 이민자로, 때론 난민으로 역사 속에 살아왔다고… 초대 교회 기독교인도 마찬가지이다. 성경은 근본적으로 인간사회는 본질적으로 다민족, 다인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문화 현상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님은 모든 인종에 대해 차별 없이 심판하시는 분이시다(롬 2.11,벧전 1.17). 초대교회는 다양한 인종과 출신들이 조화롭게 구성되어 있었다. 사실 프랑스도 역사 흐름 속에서 여러 족속들이 규합하여 만들어진 나라이다. 그러하기에 사회규범으로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 톨레랑스(Tolerance)가 필요했다. 이 규범이 깨지면, 서로에 대한 혐오와 차별대우가 생기게 된다. 외국인에 대한 차별과 이민자나 난민을 반대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종에 대한 교만과 편견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회적 일반화 과정을 통해 수용될 때 과격하게 나타나게 된다. 극우파는 바로 민족과 인종에 대한 교만과 편견에서 잘못된 인간관, 세계관의 산물인 것이다.

셋째, 개신교 포함 소수인 종교내지 타종교에 대한 핍박이 예상된다
프랑스 극우파 FN 당수는 여러 차례 정치 연설에서 프랑스 역사 수정을 하면서, 거침없이 유대교와 개신교에 대한 왜곡된 입장을 말하고 있다. 먼저는 유대교에 대한 폄하와 역사 왜곡이다. 2차 대전 나치 점령 하에서(1942년 7월 16-17일) 친 나치 비시(Vichy) 정권은 벨 디브(Vel d’Hiv)라는 곳에서 유대인들을 일제 단속 체포하여 가장 많은 유대인을 포로로 강제 수용소로 보낸 바 있다. 이는 명백한 반유대주의 제노포비아의 현장이었고 친나치 비시정권의 수치스러운 만행으로 후일 역사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FN 리더는 한 연설에서 “이 사건에서 프랑스의 책임은 없다”라고 말해 그의 왜곡된 역사관과 유대교에 대한 폄하에 빈축을 사고 있다.
그 다음은 개신교에 대한 역사 왜곡이다. 최근 (2017년 4월 18일) FN 당수는 프랑스 역사에서 절대군주의 길을 만든 리쉬리으(Richelieu) 천주교 추기경이자 재상(1585-1642)을 현대국가의 주창자라고 근거 없이 치켜 세웠다. 그가 종교개혁 시대 개신교를 정치적으로 핍박한 것은 개신교가 반국가적인 요구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해, 모든 개신교의 공분을 사고 있다. 프랑스 개신교 총연맹을 즉각적인 성명을 발표하여 (2017.4.18), 역사 왜곡이 악의적이고, 개신교에 대해 무례한 평가한 것을 규탄하였다. 이처럼 FN은 전통적인 천주교 입장에 고착되어서 그 외의 종교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지녀, 극우파가 등극하면 종교 핍박이 있을 것이 불을 보듯 훤한 것이다. 이미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표현은 도를 자쳤고, 이슬람과 모슬렘에 대한 반종교, 반문화 아이콘이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마무리 글: 선거와 종교적 변수, 그리고 개신교 교회의 대응
전통적으로, 프랑스 선거에선 종교적 변수가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종교인들은 주로 진보 좌파를, 천주교인들은 주로 보수 우파를 지지했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 전부터, 이런 현상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교회의 영향력이 줄어들었고, 정치판도 많이 다양해 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변수> 여전히 유효하다. 단지 그 경향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 추세와는 달리, 천주교인 중 실천적 신앙을 가진 자는 FN 지지를 점점 거부하고 있고, 명목적인 천주교인과 무종교인이 FN을 지지하는 비율이 상승하고 있다 2.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개신교인 대부분은 극우파 FN을 거절하고 있다. 그 이유는 기독교 가치관과 극우파의 정치관은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교회가 깨어 있다면 종교적 변수가 극우파 추세를 저지 할 수 있는 역할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극우파 지지율은 지난 십여 년에 걸쳐 매번 선거 때마다 상승 추세에 있어 염려스럽다. 그것은 극우파 FN을 지지하는 층이, 반드시 FN정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지지 정당을 딱 정하지 못한 일종의 부동표가 쏠리거나, 기존 정권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던지는 불만표가 상당히 있기 때문이다. 즉 현 체제와 정권에 대한 불만과 사회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이를 항의하는 선거권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극우파를 향한 투표율 증가는 정치권의 심각한 위기이자, 사회와 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증가한다는 것을 말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심각해 지는 극우파 현상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무엇보다 극우파의 위험성을 진실되게 고발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정치와 신앙의 구별, 확신의 윤리와 책임의 윤리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각각의 두 관계는 혼합돼선 안되지만, 그렇다고 분리할 수도 없는 것이다. 기독교 관점에서 확신을 가진 것을 정치 현장에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구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기독교의 투표 참여가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사회에서의 약자, 불만자, 정의를 갈구하는 자를 이해하고, 쉼과 화해의 길을 제시하고, 사회 안정과 평화를 위한 대화의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1) Jacques Rollet, « L’extrême droit en Europe et en France », in La tentation de l’extrême droit, Réveil publications, 2000, p.142-143.
2) Michel Paccalin, « Réflexion sur le sens des votes pour l’extrême droite », op. cit.,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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