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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너 마리아 릴케 – 장미의 내부

[시 해설 산책]  송광택 목사/ 출판평론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릴케는 <장미의 내부>라는 아름다운 시에서 서정시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범인(凡人)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이고 동시에 그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릴케는 이와같은 시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장미의 내부

라이나 마리아 릴케

어디에 이 내부에 대한
외부가 있는 것일까?
어떤 상처에
이런 정결한 꽃잎을 얹어야 할 것인가?
어느 하늘이 이 속
활짝 피어난 장미의
안쪽 호수에 비추는 것일까?
그대 근심 모르는 장미여, 보라
꽃잎들 흐느러져 흐느러져 겹쳐 있다.
떨리는 손길로 어루만져도
흩어질 것 같지 않다.
스스로 견디기가
어려울 것 같구나.
장미는 송이마다
넘쳐흘러서
긴긴 여름날이 부풀어 올라
꿈속의 방(房)이 되어
여물게 될 때까지
흘러서 흘러서 내려간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의 본명은 르네 마리아 릴케였으나 독일의 작가 루 안드레아스 살로메(Lou Andreas-Salomé, 1861-1937)의 권유로 르네를 라이너로 고쳤다.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에서 태어난 릴케는 프라하와 뮌헨과 베를린의 여러 대학에서 공부하고 일찍부터 꿈과 동경에 넘친 섬세한 서정시를 썼다. 그의 모든 작품들은 인간성을 상실한 이 시대의 가장 순수한 영혼의 부르짖음으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릴케는 <장미의 내부>라는 아름다운 시에서 서정시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시인은 범인(凡人)이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사람이고 동시에 그것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릴케는 이와같은 시인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시인은 묻는다. “어디에 이 내부에 대한 / 외부가 있는 것일까? / 어떤 상처에 / 이런 정결한 꽃잎을 얹어야 할 것인가? / 어느 하늘이 이 속 / 활짝 피어난 장미의 / 안쪽 호수에 비추는 것일까?”
장미의 아름다움은 그 내부와 외부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 아름다움은 이 세상의 수많은 상처들을 치유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정결한 꽃잎’ 하나만 가지고도 누군가의 상처를 능히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시인의 생각에는 가능하다.
장미는 그 안에 호수를 담고 있는 것처럼 하늘의 청명함을 그 안에 담고 있다. 아무 근심도 하지 않는 장미의 꽃잎들은 겹겹이 서로를 끌어않고 있다. 아름답고 신비한 꽃잎들의 연합은 그 무엇으로도 방해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 긴긴 여름날 장미는 송이마다 부풀어 오르고, 한 송이 한 송이가 ‘꿈속의 방(房)’이 된다. 그리고 강물같이 흘러가는 여름의 긴 시간 동안 더욱 찬란한 광채로 빛을 발하게 된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한 송이의 장미를 바라보면 시인은 망가진 세상에 전해줄 위로의 메시지를 발견한다. 장미의 부드러운 꽃잎이 누군가에게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미 한 송이에서도 무한의 시공을 느낄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송광택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현) 시포커스(cfocus.co.kr) 독서정보 고정필자 등 독서지도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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