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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유럽에서 보는 유럽이야기]  김학우 목사/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 76회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1위 선정

“필하모닉”이란 “음악 애호가”란 뜻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관현악단으로 창단된 악단들을 일컫는다. 영국의 클래식 음악잡지 “그라모폰”사가 2014년에 선정한 “세계 20대 오케스트라” 순위에서 네덜란드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1위로 선정했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과 오스트리아 빈 필하모닉을 2위와 3위로 각각 선정했다. 뉴욕 필은 12위에 머물렀다.

“아름다운 푸른 도나우”와 뗄 수 없는 “비엔나 필하모닉”

1842년 창단된 비엔나 필하모닉 관현악단(Vienna Philharmonic Orchestra, 이하 빈 필)은 음악의 수도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전 세계 관현악단 중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브루크너 등이 활약한 곳으로, 음악도시의 전통과 권위를 대변한다. 또한 악단을 거쳐 간 지휘자들의 면면만 살펴도 그 위상이 대단하다. 빈 필은 지금껏 상임지휘자가 없으며, 외부에서 초청하는 객원지휘자 체제로 공연되고 있다. 이것은 빈 필이 지휘자에 의해 정체성을 침해받고 싶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빈 필의 자랑이자 특징은 매년 열리는 신년 음악회이다. 신년음악회는 전쟁에 지친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해 1939년부터 현재까지 신년 1월 1일에 열리고 있다. 현존하는 홀 중 가장 완벽한 음향을 자랑하는 황금 홀에서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곡을 중심으로 공연되며, 특히 오스트리아의 제 2국가라 불리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와 요한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이 필수적으로 연주되고 있다.

60년 가까이 빈 필과 호흡을 맞춰온 지휘자 주빈 메타는 “전 세계 어느 오케스트라도 빈 필처럼 변함없이 위대한 전통을 지켜낸 오케스트라는 없으며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존중한다.”라는 말로 빈 필의 역사를 높이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빈 필은 오랜 기간 동안 성 차별이란 좋지 않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1842년 창단 이래 1997년, 155년 동안 여성 하프 연주자가 첫 정단원이 되기까지, 여성 단원의 정식 입단을 허용하지 않았다. 남성들의 소리가 비엔나 정통 사운드의 정체성이며 여성 단원들로 인해 그들이 지켜온 사운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성차별의 입장을 정당화했다. 이런 이유로 실제 빈 필은 오랫동안 “멘즈 클럽(Men’s Club)”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점차적으로 여성 단원도 영입하고 있어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종신 상임지휘자 “폰 카라얀”과 뗄 수 없는 “베를린 필하모닉”

1882년 창단 된 베를린 필하모니 관현악단(Berliner Philharmonisches Orchester, 2002년 이전 공식명칭, 이하 베를린 필)은 독일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으로, 전 세계 클래식 관현악단 중 최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베를린 필은 과거 나치 때에 히틀러에 의해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된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베를린 필은 나치 친위대를 위한 특별 음악회, 군부대 위문 공연, 나치당 행사 등에 동원되기도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2명과 첼리스트 2명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오케스트라에서 쫓겨났다. 유대계 독일 작곡가 멘델스존의 작품 연주도 금지되기도 했다.

베를린 필은 이런 과거의 오명을 씻고 새 출발하기 위해 노력을 거듭한 끝에 순수 자치 조직체로 전환하였다. 우선 상임지휘자를 영입할 때 단원들이 직접 투표로 선발한다. 단원들이 지휘자를 투표로 선발하는 오케스트라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베를린 필 단원의 자부심과 긍지는 여기서 시작된다. 베를린 필을 말할 때 20세기가 낳은 불멸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을 빼놓을 수 없다.

카라얀이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를 “신이 내린 목소리”라고 극찬하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1955년부터 34년 동안 상임지휘자와 종신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베를린 필하모닉은 제 2의 도약기를 맞이하였다. 카라얀이 베를린 필에 남긴 수많은 업적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건축가 한스 샤룬이 구상한 필하모니 홀의 건립이다. 한스 샤룬이 홀의 무대를 건물 중앙에 배치하고 객석을 16개의 블록으로 배치한 포도밭 스타일의 공연장을 짓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하고 나섰다.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발상으로 반대 여론에 부딪혔지만 카라얀은 한스 샤룬의 설계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베를린 필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1963년 개관한 베를린 필하모닉 홀은 2,240석으로, 복권과 기념우표 발행, 모금을 통해 완공되었다. 베를린 필의 홀이 건립되자 전 세계의 수많은 콘서트홀이 베를린 필의 구조를 벤치마킹 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카라얀은 머지않아 영상 시대가 올 것을 내다보고 디지털 콘서트 홀(DCH)을 만들었다. 이것은 베를린 필이 오늘날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석권하고 선도할 수 있게 된 이유 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베를린 필의 단원은 129명으로, 악장(concert master)만 해도 4명이나 된다. 트럼펫, 트롬본, 플루트, 오보에, 클라리넷 파트가 각각 5명이어서 한꺼번에 모든 단원이 출연하는 음악회는 거의 없다. 단원은 모두 독일 시민권자들이지만 단원의 20%는 외국인 출신이며, 단원의 8%가 여성이다.
여성 단원은 1982년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모든 단원이 독주자 못지않은 놀라운 실력의 소유자들이지만, 각 악기의 개성과 목소리를 충분히 허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에게 오케스트라는 밥벌이를 위한 일터가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며, 그들은 고용인이 아니라 악단을 스스로 이끌어 가는 주인으로 연주 결과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낀다.

“베토벤” 과 뗄 수 없는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1888년에 창단된 네덜란드 왕립 콘세르트헤바우 관현악단(Koninklijk Concertgebouworkest,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이하 RCO)는 암스테르담에 본거지를 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관현악단이다. RCO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1988년에 네덜란드 여왕 베아트릭스로부터 “로열(Royal)” 칭호를 받았다. 그 전까지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관현악단 이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RCO 최초의 상임지휘자 빌럼 케스는 악단의 기초를 닦았으며 이후 빌럼 멩헬베르흐가 24세의 나이로 1895년부터 1945년까지 50년 동안 상임지휘자로 일한 것이 악단의 기초가 되었다. 멩헬베르흐가 나치에 협력한 전적으로 한 동안 불명예가 뒤 따랐지만, RCO는 최고의 명장들을 상임지휘자로 맞이하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정상의 악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탁월한 음향시설을 자랑하는 RCO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로부터 “매우 훌륭하고 활기 넘치며 열정적이다.”라는 평을 받았는데, 이는 RCO의 소리는 한 마디로, 생동감과 균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RCO는 초대 상임지휘자로부터 지금껏 수많은 곡들을 연주했지만, 특히 베토벤 소나타 곡을 가장 많이 연주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RCO가 지금껏 남긴 베토벤 교향곡(녹음)은 빌럼 멩헬베르흐(1939-40), 오이겐 요훔(1967-69), 베르나르트 하이팅크(1985-87년), 볼프강 자발리쉬(1991-93년) 등 네 명의 위대한 지휘자들과 함께 남겼다. 나아가 2015년 RCO가 내한 공연하였을 때도 무려 4일 동안에 걸쳐 베토벤 교향곡 9곡, 전곡을 연주하였다.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베를린 필하모닉의 초대 상임 지휘자를 지낸 한스 폰 뵐로(1830-1894)는 베토벤의 곡을 “음악의 신약성서”라고 칭한 바 있다. 신약 성서에서 예수의 탄생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소망 없는 자들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처럼 베토벤이 작곡한 곡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영혼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김학우/ kmadrid@hanmail.net/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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