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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의 “비둘기” , 사막의 배 “낙타” , 한니발의 “코끼리”

[유럽에서 보는 유럽이야기]  김학우 목사/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 77회

전쟁의 도구로 이용되었던 동물…

오래전부터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으로 이해되어 왔다. 낙타는 지금도 “사막의 배”로 불릴 만큼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리고 코끼리는 동물원이나 서커스단에서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동물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비둘기와 낙타 그리고 코끼리는 전쟁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194명의 병사를 구한 비둘기, “체어 아미”

전쟁에서 비둘기를 가장 활발하게 사용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비둘기를 특별 관리하는 부대가 있어 문서 전달은 물론 적의 동태를 사진으로 찍는 임무까지 수행했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중 63만 명 정도 사상자를 낸, 최대 격전지인 베르됭 전투에서 비둘기가 고립된 프랑스군 194명을 구출하기도 했다.

1918년 10월 3일 미군과 프랑스군 504명은 독일군과의 전투에서 아군과의 연락이 두절된 협곡에서 6일 동안 포위된 상태에서 사투를 벌였다. 식량과 물, 탄약은 물론 통신마저 두절된 최악의 상태였다. 부대 지휘관인 휘틀시 소령은 “다수가 부상당했으며, 자력으로 탈출이 불가한 상황”이란 메시지를 비둘기에 부착시켜 두 번이나 날려 보냈지만 비둘기는 독일군에 의해 사살되고 말았다. 마지막 남은 비둘기를 세 번째로 날려 보냈다. 바로 그 유명한 “체어 아미”(CHER AMI-친한 친구)라는 비둘기이다. 체어 아미에 부착된 메시지는 “우리 위치는 276.4, 다수가 부상, 자력 탈출 불가, 지원군을 보내 줄 수 있는가?” 체어 아미는 이 메시지를 품고 날아올랐으나 곧 독일군의 집중 사격을 받아 추락하였다. 그럼에도 체어 아미는 몸을 추스르며 다시금 날아올라 42km 떨어진 사단본부까지 65분간 비행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체어 아미는 가슴에 관통상을 입었고 한쪽 눈은 실명이 되었고 한쪽 다리는 절단되었으며, 남은 다리마저 힘줄만 남은 상태로 온몸이 피로 범벅 되어 있었다. 그러나 체어 아미가 전달한 메시지로 인해 일명 “잃어버린 대대 194명”이 구출되었고, 체어 아미는 77사단의 영웅이 되었다. 전투가 끝난 후 프랑스는 체어 아미에게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십자훈장”을 수여했고, 미국정부는 청동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반면 잃어버린 대대 지휘관인 찰스 화이트 휘틀시 소령은 미국 의회 최고 명예훈장(Medal of Honor)을 추서 받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체어 아미는 1919년 6월 13일, 미국 뉴저지 주에서 전상의 후유증으로 결국 죽고 말았다. 이후 체어 아미는 부대의 마스코트가 되었을 뿐 아니라, 1931년에는 미국 비둘기 협회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다. 아울러 체어 아미의 사체는 박제되어 미국 워싱턴 D.C 박물관에 전시되었다.

사막 길에서 유일한 도우미, 낙타

이스라엘 백성들이 40년 동안 광야에서 생활할 때에 단 하루도 스스로 생존한 적이 없었듯이, 광야나 사막은 사람이 생존할 수 없는 곳이다. 그런데 비해 낙타는 사막에서 가장 잘 적응하며 생존할 수 있는 희귀한 동물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사막에서 최고의 교통수단으로 사용해 왔다. 낙타는 실크로드 선상에서도 교통과 운송용으로 각광을 받아 왔다. 유관재 목사가 지은 “광야와 사막을 건너는 사람” 이란 책에서 낙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낙타는 1회에 50-60리터의 물을 마시고 저장하며, 낙타는 500kg 이상의 짐을 싣고 시속 4-5km로 30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갈 수 있으며, 가시가 있는 선인장을 먹을 수 있다.” 또한 낙타는 교통수단으로 끝나지 않고 전쟁도구로도 사용되었다.

가깝게는 낙타가 제1차 세계 대전에 투입되었고, 최근에는 유엔평화유지군의 목적으로 낙타부대가 편성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성경의 역사에서도 낙타가 사막 길의 안내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여성인 리브가와 라헬이 먼 길을 여행할 때 낙타를 이용했다. (창31:24,24:64) 에디오피아 스바 여왕 또한 낙타에 각종 보화를 싣고 솔로몬의 지혜를 듣고자 2천 여 킬로미터가 되는 사막을 여행하기도 했다. 낙타가 느려 보이지만 결코 느리지 않고 기동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전쟁의 용사인 다윗도 낙타를 타고 도망친 아말렉 소년 400명을 잡지 못했다.(삼상30:17)

무엇보다 낙타는 전쟁 중에 어떤 무기보다 두려운 존재였다. 미디안과 아말렉 족속들이 종종 낙타를 타고 이스라엘을 공격해 와서 모든 곡초를 먹어치우기도 했다. “미디안 사람, 아말렉 사람, 동방 사람이 치러 올라와서…양이나 소나 나귀도 남기지 아니하니 그들이 메뚜기 떼 같이 들어오니 그 사람과 약대가 무수함이라.”(삿6:3-5) “아서 꾼달”(Arthur E. Cundalld)은 당시 이스라엘에게 미디안의 낙타(약대)부대를 “새로운 비밀무기”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리고 세례요한이 “광야에서 낙타(약대)털옷을 입었다.”라고 표현함으로 그가 어떻게 생활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낙타의 도움이 아니면 사막을 건널 수가 없다. 사막과 같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낙타의 도움과 함께 낙타가 갖고 있는 지혜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코끼리를 만진 장림들과 같이 된, 한니발

인도의 경면왕이 장님들을 모아 코끼리를 만져보게 한 후 어떻게 생겼는지 말해보라고 했다. 장림들은 코끼리를 만져본 부위에 따라서 각각 “돌”, “절굿공이”, “널빤지”, “항아리”,“밧줄“과 같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소경들이 자신이 만져본 부분만 알고 전체를 모르고 있다는 뜻이지만, 어떤 분야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생각보다 작고 얄팍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 이야기는 실제적으로 코끼리가 육상동물 중에서 가장 육중하고 몸집이 크다는 것을 시사 하면서 사람들이 코끼리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끼리가 전쟁에 투입된 사례가 아주 많지만 그중에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B.C 247-183)이 2차 포에니 전쟁(B.C 218-202)때 코끼리 부대를 만들어 알프스산맥을 넘어 로마를 공격한 것을 빼 놓을 수 없다. B.C 218년 5월 한니발은 보병 4만 명, 기병 8,000명, 전투 코끼리 37마리를 이끌고 피레네 산맥과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 그러나 험준한 알프스를 넘으면서 그는 보병 2만 명과 기병 천명을 잃었다. 그럼에도 코끼리 부대를 앞세운 한니발은 트라시메누스 전투(B.C 217)와 칸나이 전투(B.C 216)등에서 승리를 이끌었고, 로마 집정관 스키피오가 이끄는 로마군은 대패했다. 이로써 로마는 알프스 남쪽의 갈리아지방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차 포에니 마지막 자마 전투(B.C 202)에서 한니발은 코끼리 80마리를 투입했지만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로마의 장군 스키피오는 코끼리의 약점을 파악하여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스키피오는 코끼리가 지나갈 때에 병사들이 코끼리 사이로 들어가도록 한 후에 나팔을 불도록 했다. 스키피오의 전략과 같이 병사들이 일제히 나팔을 불 때에 코끼리들이 놀라 일부는 방향을 바꿔 한니발 군대로 돌진하였고, 나머지 코끼리들은 뿔뿔이 흩어져 이리저리 도망침으로 한니발의 두 번째 코끼리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은 세계 최고의 명장이었지만, 장림들이 코끼리를 잘 몰랐던 것처럼 코끼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다. 알고 보면 명장 한니발도 코끼리를 만져 본 장림의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코끼리를 잘 모르면서 코끼리의 힘만 믿고 코끼리 부대를 전쟁에 앞세운 한니발은 결국 제3차 포에니 전쟁(B.C 149년-146)에서 패하게 된다. 한니발은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했지만 그는 결국 코끼리와 함께 전쟁터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필자: 김학우/
kmadrid@hanmail.net/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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