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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시 해설 산책]  송광택 목사/ 출판평론가

파블로 네루다 Pablo Neruda, “관찰의 깊이”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파블로 네루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이 시는 필자가 여러 해 전에 쓴 소품이다. 우리가 음식으로 접하는 먹거리를 살펴보면 참으로 다양하다. 사람들은 처음에 김이나 미역을 어떻게 먹게 되었을까? 고추나 생강, 쓱과 마늘을 어떻게 계속 먹게 되었을까? 이런 궁금함을 가지고 끄적여 본 것이다.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보면서 우리는 그의 호기심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의 시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철학적 사유의 수준까지 이른다. 삶 자체가 신비요, 주위의 보이는 사물들 모두가 관심을 끌지 않는가.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그의 시는 관찰의 깊이를 보여준다. 모든 예술가가 지녀야하는 공통의 덕목은 관찰의 힘이다. 관찰하는 사람은 질문하게 된다. 호기심에서 나온 질문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세계를 향해 눈 뜨게 된다. 월트 디즈니도 말했다. 호기심은 언제든, 새로운 길을 알려 준다고.
시인은 끊임없는 호기심의 사람이다. 시인은 일상의 평범해 보이는 사건과 사물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진정 그가 시인이라면 그러한 감수성이 예측불허의 때와 장소에서 축각을 드러낸다. 시인은 호기심이 발동하는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순간 그의 감수성에 번개가 치고 영감의 전류가 흐르기 때문이다.
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1904-1973)는 근대 남미 문학을 대표하는 칠레의 시인으로,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파블로 네루다는 필명(pen name)인데, 체코의 시인 얀 네루다(Jan Neruda, 1834-1891)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다.
그는 10살 때 이미 시인으로 알려져졌다. 그는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을 썼다. 초현실주의 시와 역사 서사시, 노골적인 정치적 선언문과 자서전, 그리고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편의 절망의 노래>(1924)같은 정열적인 사랑의 시편들을 썼다. 종종 그는 녹색 잉크로 글을 썼는데, 이는 그의 욕망과 희망에 관한 개인적인 상징이었다.
콜롬비아의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ía Márquez)는 네루다를 “모든 언어에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불렀다. 네루다는 분명히 탁월한 작가군에 속하는 시인이다.
사실 네루다의 아버지는 아들이 글쓰기나 문학에 관심을 갖는 데 반대하였다.
하지만 네루다는 후에 노벨상을 받게 되는 가브리엘라 미스트랄(Gabriela Mistral)을 포함해 여러 사람들의 격려를 받았다. 네루다는 1917년 7월 18일, 열 세 살 때 지역신문에 ‘열정과 인내’라는 수필을 최초로 실었다. 1918년부터 수년 동안 그는 ‘나의 눈’과 같은 많은 시와 수필을 지역 잡지에 발표하였다. 그리고 1919년에는 문학 콘테스트에 참가해 시를 써서 3위에 입상하기도 했다.
1920년부터는 파블로 네루다라는 가명(필명)을 사용하면서 시와 산문과 기사를 썼다. 그는 그의 시에 대한 아버지의 반대를 피하기 위해 가명을 썼다. 1921년에는 칠레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해 선생이 되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온종일 시만 썼다.
1923년에 네루다는 <황혼의 책>(Book of Twilights)이라는 최초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송광택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현) 시포커스(cfocus.co.kr) 독서정보 고정필자 등 독서지도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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