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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뒤늦게 깨닫는다

[시 해설 산책]  송광택 목사/ 출판평론가

페페 신부,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죽음에 직면하면 우리는 삶과 사물을 다르게 보게 된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삶이 존재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그 값진 삶을 보다 멋지게 사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의 특권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시인은 죽음을 마주하고서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제야 깨닫는’ 것들이 있다고 담백한 언어로 고백한다.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페페 신부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은 정말 일어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는 것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교실은 노인의 발치라는 것
하룻밤 사이의 성공은 보통 15년이 걸린다는 것

어렸을 때 여름날 아버지와 함께 동네를 걷던 추억은
일생의 지주가 된다는 것

삶은 두루마리 화장지 같아서
끝으로 갈수록 더욱 빨리 사라진다는 것

돈으로
인간의 품격을 살 수는 없다는 것

삶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매일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이라는 것

하나님도 여러 날 걸린 일을
우리는 하루 만에 하려 든다는 것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은
영원한 한이 된다는 것

우리 모두는 다 산꼭대기에서 살고 싶어 하지만
행복은 그 산을 올라갈 때라는 것

그런데 왜 우리는
이 모든 진리를 삶을 다 살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일까?

살아온 길을 뒤돌아보면 너무나 쉽고 간단한데,
진정한 삶은 늘 해답이 뻔한데
왜 우리는 그렇게 복잡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것일까

 

이 시는 서강대학교에 재직하시다가 파킨슨병에 걸려 모국(母國)인 필리핀으로 돌아가신 페페 신부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선고를 받은 후, 삶을 정리하시면서 쓰신 글로 알려져 있다.
죽음에 직면하면 우리는 삶과 사물을 다르게 보게 된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삶이 존재한다.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그 값진 삶을 보다 멋지게 사는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의 특권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시인은 죽음을 마주하고서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이제야 깨닫는’ 것들이 있다고 담백한 언어로 고백한다.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교실은 / 노인의 발치라는 것”
“어렸을 때 여름날 아버지와 함께 동네를 걷던 추억은 / 일생의 지주가 된다는 것”
“삶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 매일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이라는 것”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 시간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이 모든 것을 뒤늦게 깨닫고 시인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 이 모든 진리를 삶을 다 살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일까?”

죽음 앞에서 시인은 ‘복잡하고 힘들게’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본다. 후회되는 순간들이 하나 둘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 시를 유언처럼 남긴 것이 아닐까?
이 시를 읽는 독자 중에는 문득 전도서의 말씀들이 생각날 수도 있다.
“청년이여 네 어린 때를 즐거워하며 네 청년의 날들을 마음에 기뻐하여 마음에 원하는 길들과 네 눈이 보는 대로 행하라. 그러나 하나님이 이 모든 일로 말미암아 너를 심판하실 줄 알라.”(전 11:9) 전도자(솔로몬)는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 12:14)는 경고의 말씀으로 전도서를 끝맺고 있다.

글: 송광택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현) 시포커스(cfocus.co.kr) 독서정보 고정필자 등 독서지도 전문강사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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